전체 글 26

러브레터. 두개의 사랑. 잊지 못하는 사랑과 잊혀진 사랑

러브레터. 두 개의 사랑. 잊지 못하는 사랑과 잊혀진 사랑 오늘은 겨울이면 생각나는 영화 하나를 소개합니다. 겨울왕국은 아니고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입니다. 오겡끼데스까 아다시와 겡끼데스로 유명한, 한때 TV를 패러디로 점령했던 바로 그 작품입니다. 영화는 1995년 작품인데 한국은 4년 뒤인 1999년에 개봉했습니다. 관객은 전국 120만을 넘어 애니메이션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개봉한 일본 실사 영화 중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멀티플렉스가 대중화되기 전이라 전국 120만 정도면 제법 흥행에 성공한 것이라 합니다. 러브레터는 오겡끼데스까 장면 때문에 오히려 저평가된 아쉬움이 있는 영화입니다. 주구장창 오겡끼데스까 장면과 패러디만 TV에서 본 사람은 그게 전부인 그저 그런 로맨스 ..

영화 소개 2022.02.06

화양연화, 아름다운 불륜

화양연화, 아름다운 불륜 불륜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영화 속에선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요. 우린 가끔 영화처럼 불륜에 대한 환상을 갖기도 합니다. 현실은 영화와 같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가끔은, 아주 가끔은 사랑을 꿈꾸어 보기도 합니다. 치정이 아닌 사랑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부질없는 짓입니다. 치정은 치정이고 영화는 영화입니다. 오늘은 불륜이지만 아름다운 왕가위 감독의 2000년 작품 화양연화를 소개하겠습니다.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시절'이란 뜻입니다.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이 썸 타는 시간이 아름답고 화려한 시절, 화양연화입니다. 두 사람의 사랑은 이유가 있습니다. 정당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망설입니다. 서로가 애틋합니다. 영화는 두 사람의 섬세하고 미묘한 감정을 애잔한 ..

영화 소개 2022.01.23

종이 달. 가짜 달. 가짜 행복

종이 달. 가짜 달. 가짜 행복 얼마 전 국내 1위 임플란트 업체 오스템임플란란트에서 1880억 원 횡령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을 체포해 지금 수사 중이지만 재무팀장 혼자서 그렇게 큰돈을 빼돌리는 게 가능한 일인지 믿기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야기 나온 김에 횡령 사건을 다룬 영화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오스템 사건처럼 거액은 아니지만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입니다. 제목은 종이 달입니다. 2014년에 만들어진 일본 영화입니다. 감독은 요시다 다이하치입니다. 원작은 은행 여직원의 횡령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쓴 소설입니다. 당시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이라고 합니다. 10살 연하 애인을 둔 여자 행원이 90억이나 되는 돈을 횡령한 사건인데 일본에서는 이것 외에 유사한 사건이 두 건 더 있었습..

영화 소개 2022.01.14

벌써? 알겠지? 그것이 사랑의 전부야

벌써? 알겠지? 그것이 사랑의 전부야 이것은 폴란드의 거장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 아~ 이름이 너무 길고 어렵죠?)의 영화,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1988) 속 대사입니다. 영화를 말하자면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니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히 줄거리만 소개하겠습니다. 스포일러는 양해 바랍니다. 우체국 직원인 젊은 주인공 도메크는 맞은편 아파트 동에 사는 독신녀 마그다를 짝사랑합니다. 그는 훔친 망원경으로 밤마다 그녀의 방을 훔쳐봅니다. 애인과 나누는 은밀한 사랑까지도 훔쳐봅니다. 마그다를 가까이서 보고 싶은 도메크는 가짜 송금 통지서까지 만들어 그녀 집 우체통에 넣어둡니다. 마침내 송금 통지서를 가지고 우체국을 찾은 마그다는 그것이 가짜라는 것을 알게 되고 위조했다는 누명까지 씁니다. 죄책감을 느낀 도메..

영화속 대사 2022.01.07

와일드 번치. 내일을 향해 쏴라

와일드 번치. 내일을 향해 쏴라 두 영화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니면 들어 본 적이라도 있으신가요? 여성분 말고 남성중에 두 질문에 모두 No!라고 대답하신다면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분이 틀림없습니다. 왜냐면 두 영화는 나름대로 유명해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화팬 사이에 회자되거나 TV에서 방영되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두 영화는 서로 관계가 깊습니다. 첫 번째는 서부영화라는 점입니다. 게다가 둘 다 정통 서부극이 아닌 수정주의 서부 영화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실제 존재했던 무법자 강도 집단인 와일드번치와 관련이 있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두 영화 모두 1969년에 개봉했다는 점입니다. 와일드번치라는 갱은 서부시대에 상당히 명성을 떨친 강도 집단입니다. 여성이나 어린이는 쏘지 않..

영화 이야기 2021.12.27

중경삼림, 두 개 에피소드. 겉과 속이 다른 사랑 이야기

중경삼림, 두 개 에피소드. 겉과 속이 다른 사랑 이야기 얼마 전 왓챠에서 왕가위 감독의 리마스터링 영화를 독점 공개해 화제가 됐습니다. 재밌는 점은 나이 어린 관객의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는 겁니다. 왕가위는 그들에겐 생소하지만 이전 세대에겐 낯익은 감독입니다. 홍콩 느와르 전성시대를 지나 90년대에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홍콩 영화의 자존심을 지켜준 감독입니다. 당시 그의 스타일과 영상미는 많은 젊은이를 열광케 했습니다. 흥행과는 거리가 먼 몇몇 작품들도 작품성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2~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젊은이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걸 보면 그의 영화가 얼마나 감성적이고 세련된 영상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랑이야기 오늘은 그의 작품 중 하나 중경삼림을 소개할까 합니다. 1994..

영화 소개 2021.12.21

밀양, 햇살 가득한 도시? 비밀스러운 햇살?

밀양, 햇살 가득한 도시? 비밀스러운 햇살? 오늘은 종교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하겠습니다. 2007년 이창동 감독의 작품 밀양입니다. 2002년 작품 오아시스 이후 5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죠. 공백 기간이 상당히 길었는데 아마 2003년부터 2004년까지 1년 4개월간 문화부 장관을 역임하느라 무척 바빴나 봅니다. 이창동 영화는 소설가 출신답게 스토리가 탄탄합니다. 감성적이기보단 사실적입니다. 기교도 없습니다. 담담하게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그래서 스피디하고 액티브한 영상에 익숙한 관객은 따분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엔 감동이 있고 주제 의식이 있습니다. 생각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 번쯤은 자신이나 인생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줍니다. 그래서 우..

영화 소개 2021.12.14

빅쇼트. 영화 속 금융 용어 해설

빅쇼트. 영화 속 금융 용어 해설 오늘은 약속대로 영화 속 금융 용어 해설을 포스팅하겠습니다. 먼저 제목에 대한 설명입니다. 빅쇼트에서 쇼트는 원래 공매도를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빅쇼트는 대형 공매도가 되겠지요. 공매도는 가지고 있지 않는 것을 파는 것입니다. 주식이나 채권을 빌려서 파는 것입니다. 왜 빌려서 팔까요? 주식이나 채권의 미래 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예측해서입니다. 비쌀 때 (빌려서) 팔고 쌀 때 사서 갚으면 남는 장사가 되니까요. 주식 채권 하면 어려우니 비트코인으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오늘 비트코인 가격이 1만 원이고 1년 뒤 5천 원이 된다고 합시다. 오늘 비트코인을 빌려 1만 원에 팝니다. 빌린 것에 대한 이자나 수수료는 줘야겠지요? 이게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매월 지불하는 프리미엄입..

영화 소개 2021.12.10

빅쇼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야기

빅쇼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야기 오늘은 재난 아닌 재난 영화를 소개하겠습니다. 재난 하면 자연 재난만 떠 올리게 되지만 우리의 삶을 뿌리째 흔들어 놓는다는 점에선 금융위기도 자연재해에 못지않습니다. 금융위기라면 눈치 빠른 분은 벌써 빅쇼트를 떠올리셨을 겁니다. 예, 오늘은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 빅쇼트를 소개하려 합니다. 빅쇼트는 2016년 작품입니다. 감독은 아담 맥케이, 호화 캐스팅으로도 잘 알려진 영화입니다. 크리스천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 브레드 피트. 카렌 길런, 화려하지요? 카렌 길런은 지금이야 핫한 배우지만 당시는 그리 핫한 배우는 아니었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얼굴을 못 알아볼 정도로 철갑 한 기모라의 동생 네뷸라 역으로 나온 게 고작이었으니까요. 그녀는 영화 ..

영화 소개 2021.12.07

사무라이 픽션. 락필 충만한 사무라이 영화

사무라이 픽션. 락필 충만한 사무라이 영화 1998년 작 사무라이 픽션 오프닝 크레딧의 한 장면입니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죠? ...... 예,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영화 킬빌입니다. 거기선 푸른색 배경에 검은색 실루엣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오마주한 거지요. 쿠엔틴 타란티노는 유난히 동양을 좋아한 감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젊은 시절 비디오 가게 종업원으로 일할 때 홍콩 영화와 일본 영화를 섭렵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 속엔 동양적 감성이 묻어납니다. 킬빌에서도 우마 서먼(더 브라이드)이 사부를 찾아가 무술을 연마하는 것은 전형적인 무협영화의 원형이지요. 타란티노는 일본 영화도 좋아하고 일본이란 나라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킬빌에서 마지막 결투 장소가 일본이고 일본 주점입니다...

영화 소개 2021.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