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개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

영보고 2022. 4. 15. 06:38

시카리오:암살자의도시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오늘은 최근 가장 핫한 감독 드니 빌뇌브의 영화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를 소개하겠습니다. 2015년 작품인데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봤을 테지만 못 본 분들을 위해 간단한 소개를 할까 합니다.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이후부터는 시카리오라고 칭하겠습니다)는 영화 제목에서 B급 감성이 느껴지지만 실제 퀄리티는 B급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나리오, 배우, 연출, 촬영, 음악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는 A급 영화입니다. 원래 제목은 시카리오인데 한국에서 '암살자의 도시'라는 설명을 덧붙여  B급처럼 만들어버렸습니다. 

 

시나리오는 테일러 쉐리던이 썼습니다. 그의 첫 시나리오라고 합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이렇게 잘 쓰다니 참 대단합니다. 재밌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에 작품성까지 겸비했습니다. 인물도 모두 개성 있고 캐릭터가 확실합니다. 어정쩡한 캐릭터가 없습니다. 테일러 쉐리던은 시카리오 이후에도 좋은 시나리오를 많이 썼습니다. 로스트인더스트, 윈드리버도 그가 쓴 시나리오입니다. 윈드리버는 그가 감독도 겸한 작품입니다. 두 작품 모두 볼만합니다.

 

영화 속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베니시오 델 토로가 분한 CIA의 작전 컨설턴트 알레한드로입니다. 원래 주인공은 에밀리 블런트가 분한 FBI 요원 케이트 메이서입니다만 알레한드로의 존재감이 워낙 크다 보니 뒤로 밀렸습니다. 결국 속편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에서는 베니시오 델 토로가 주연이 되고 에밀리 블런트는 빠지게 되었지요.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에밀리 블런트의 연기가 베니시오 델 토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에밀리 블런트가 아니면 누가 케이트 역할을 그만큼 잘 소화해 낼 수 있을까요? 영화 속에서 에밀리 블런트는 샤이하면서도 원칙주의자인 케이트 역을 완벽하게 연기합니다. 그녀는 새로운 작전에 동화되지 못하고 왕따까지 당합니다. 어색하고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복잡한 심정을 잘 표현합니다. 연기가 아닌 실제 인물처럼 연기합니다. 

 

또 한 명의 명연기를 펼치는 배우는 CIA 요원 맷 그레이버로 분한 조슈 브롤린입니다. 원래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 두말할 것 없는 배우입니다. 케이트와는 정반대의 인물로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실용주의자입니다. 원칙주의와 실용주의의 격돌. 결국 영화의 주제입니다. 과연 누가 이길까요? 알레한드로는 어느 쪽이냐고요? 그거야 영화를 봐야죠. 미리 다 이야기하면 재미없지요. 솔직히 안 봐도 감은 잡을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영화는 이렇게 세명의 명배우가 각자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멋진 캐릭터가 함께 나오는 영화는 흔치 않습니다. 

 

감독에 대해서도 말하자면 드니 빌뇌브는 스릴러 영상에 타고난 재능을 보입니다. 흔히 스릴러 하면 알프레드 히치콕을 떠올리지만 드뇌브의 영화도 만만치 않습니다. 고전에 속하는 히치콕과는 느낌이 다르고 아무래도 최근 영화다 보니 세련된 맛이 있습니다. 정적이면서 서서히 목을 조아 오는 느낌이 있습니다. 특히 그가 애용하는 저음 사운드는 우리를 서서히 긴장감 속으로 몰아갑니다. 요즘은 너무 남발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당시만 해도 정말 신선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는 버드 아이 샷도 즐겨 사용합니다. 영화 시카리오에서는 버드 아이샷 인서트로 관객을 천천히 긴장감 속으로 몰아가는 스킬을 보여줍니다. 높은 하늘에서 찍은 황폐한 사막은 감정 없이 메마른 인간 세상 같습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을 예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 속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영화 초반 14분가량의 기예르모 호송작전 씬입니다. 혹자는 종반부 야간 땅굴 침투 장면이 최고라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이 초반 장면을 더 좋아합니다. 헬리콥터 샷으로 멕시코 국경을 가로지르면서 시작되는 이 씬은 이어서 여러 대의 검은색 SUV의 질주를 카메라가 쫓아갑니다. 그리고 국경을 지나 멕시코의 국경도시 후아레즈에 진입하며 펼쳐지는 14분간의 영상은 영화 속 가장 긴장감 넘치는 장면입니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설명을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꼭 한번 보라고 권하고 싶은 장면입니다. 어찌 보면 단순할 수 있는 호송 씬을 어떻게 이토록 스릴 넘치게 만들 수 있는지 감탄이 절로 납니다. 시카리오는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입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인트로와 함께 영화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영화의 시작

 

- 자막 -

'시카리오'라는 말의 유래는 예루살렘의 '질럿'이며

'질럿'은 침략자 로마군을 암살하던 자들이었다.

멕시코에서 '시카리오'는 암살자를 뜻한다.

 

화면이 바뀌면 애리조나주 챈들러, 한적한 마을 속 집 하나를 카메라가 멀리서 잡고 있습니다. 잠시 후 화면 오른쪽에서 FBI 특공대가 나타나면 카메라가 그들을 따라 움직이고 곧 집이 특공대에 포위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화면이 바뀌고 집안 커튼 사이로 비치는 햇빛과 먼지. 특공대들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갑니다. 다시 화면이 바뀌면 링 위에 오르기 전 격투 선수의 모습처럼 케이트의 얼굴이 클로즈업되고 카메라가 뒤로 빠지면 작전 차량 속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 사이에 특공대원들의 실루엣이 함께 잡힙니다.  이어서 급발진 소리와 함께 카메라는 차량 시점으로 집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리고 폭음과 함께 작전 시작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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