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개

불량공주 모모코. 스타일리시한 성장 드라마

영보고 2022. 2. 26. 18:01

 

영화-불량공주모모코
영화 불량공주 모모코

불량공주 모모코. 스타일리시한 성장 드라마

애니메이션 속 폭주족이 외칩니다

"나의 마징가여 불을 뿜어라!"

이어 실사 타이틀 시퀀스가 시작되고 하얀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스쿠터를 타고 시골길을 질주합니다. 스쿠터는 사거리에서 달려오던 과일 트럭과 충돌하고 소녀는 하늘로 튀어 오릅니다. 

 

영화 불량공주 모모코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2004년도 작품입니다. 원래 소설이 원작입니다만 소설 제목은 시모츠마 이야기입니다. 불량공주 모모코란 제목은 우리나라에서 영화를 들여올 때 붙인 이름입니다. 영화에는 불량공주 모모코가 더 잘 어울리는 제목 같습니다. 시모츠마는 도쿄 근교 도시입니다. 영화 초반 시모츠마가 어떤 도신지 슈퍼마켓 쟈스코와 마을 주민들을 통해 재밌게 묘사됩니다. 시모츠마 역에서 모모코 탄생의 비밀을 TV로 보여주는 씬도 재밌습니다. 나카시마 테츠야가 영화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스타일리시한 성장 드라마

불량공주 모모코는 성장 드라마입니다. 여주인공 모모코와 폭주족 소녀 이치고의 우정을 그린 성장 드라마입니다. 그러나 기존 성장 드라마와는 느낌이 다릅니다. 무엇보다 심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볍습니다. 화려하고 색상은 비비드 합니다. 한마디로 스타일리시한 성장 드라마입니다. 그래서 흔한 이야기가 색다르게 보입니다.  물론 일본 영화 특유의 과장은 있습니다. 있는 정도가 아니라 훨씬 심합니다. 그래서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영화입니다.

 

나카시마 테츠야는 CF 와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입니다. 불량공주 모모코는 그를 세계에 알린 작품입니다. 2년 뒤 선보인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그에게 감독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줍니다. 두 작품 모두 테츠야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외도 좋은 작품은 있지만 굳이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입니다. 고백은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테츠야 답지 않은 영화고 파코와 마법 동화책이란 작품은 테츠야 답지만 너무 유아틱합니다. 갈증이란 영화는 남주인공 역의 야큐쇼 코우지가 너무 시끄럽습니다. 영화 내내 소리 질러 귀가 아플 정도입니다. 테츠야 감독은 재치 있고 스타일리시하고 화려한 영상을 만들어야 그 답습니다. 심각한 건 어울리지 않습니다.

 

영화를 위한 배경 지식

그런데 영화를 보려면 몇 가지 배경지식이 필요합니다. 뭐 그리 대단한 건 아니고 영화를 좀 더 재밌게 즐기기 위해서입니다. 

 

첫 번째가 앞서도 얘기한 쟈스코입니다. 가상이 아니라 실존했던 기업입니다. 쟈스코는 한 때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던 슈퍼마켓입니다. 지금은 이온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하는군요. 영화는 쟈스코를 통해 시모츠마 마을을 묘사합니다. 싼 물건에 열광하는 일본 사회를 재밌게 풍자합니다. 사실 싼 것만 찾는 것이 어디 일본만의 일이겠습니까. 

 

두 번째는 베르사체입니다. 베르사체는 누구나 아는 명품 브랜드지만 굳이 설명을 하는 이유는 일본에서 상상 이상으로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일본인들이 어떤 명품 브랜드보다 좋아했던 브랜드가 베르사체입니다. 그런 사회적 배경을 알고 보면 영화 속 사람들이 왜 많고 많은 명품 브랜드 중에서 하필 베르사체 짝퉁에 열광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가 양키라는 말입니다. 일본에서 양키라는 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양키와는 뜻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는 양아치라는 의미이지만 경우에 따라 여러 가지 뜻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폭주족도 양키라고 하고 불량 청소년도 양키라고 부릅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속에서 가장 비중 있는 로리타 패션입니다. 패션에 문외한인 남자들을 위해 쉽게 설명하자면 한마디로 공주 패션입니다. 주인공 모모코가 푹 빠져있는 패션입니다.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에 걸쳐 주로 일본에서 유행한 패션이라고 합니다. 로리타는 롤리타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두 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진 러시아 소설 롤리타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그런데 로리타 패션의 로리타는 소설의 롤리타와 상징하는 바가 다릅니다. 소설 속 롤리타가 소녀의 순수성과 함께 성적인 면을 내포하고 있다면 로리타 패션에서는 그저 순수한 어린 소녀만을 상징한다고 보면 됩니다. 즉 로리타 패션은 소녀 감성의 패션입니다. 말로는 애매하지만 영화를 보면 딱 느낌이 옵니다. 영화 속 모모코가 입는 옷은 실존하는 브랜드입니다.  BABY, the Stars Shine Bright라는 브랜드라고 하는군요.

 

로리타 패션이 잘 어울리는 주인공 모모코 역은 후카다 쿄코가 연기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지금까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배우입니다. 폭주족 이치고 역은 츠치야 안나가 연기했는데 안나는 데츠야 영화에 조연도 마다하지 않고 자주 출연하는 배우입니다. 원래는 모델이었고 배우에 가수이기도 합니다. 

 

불량공주 모모코는 우리나라에서 개봉해 관객 수 2만을 간신히 넘겼습니다. 서울만 아니고 전국에서 말입니다. 초라하지요?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튀는 영화는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는 영화입니다. 적은 관객 수에 흔들리지 마시고 시간 내서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의외로 재밌습니다. 다소 유치하긴 하나 재치 있는 영상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맘 편히 웃을 수 있는 영화입니다. 물론 감동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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